다음쪽 검색방지도 요청했고 이제 나는 무서울 것이 없다! 머리채 푼다! \(^0^)/
* 뫄뫄한 늍민이 보고~~~~~~~~싶!다~~~~~~~~~~ 주의
* 진짜 틔터에서 막 긁어다 붙였다요 그렇다요
* 아직 트위터에는 썰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백업은 계속 된다
* 썰 풀다가 중간에 관둔거 많은데 더 생각나면 더 풀수도.. 있고?
1. 잘 모르는 사이인데 카풀하는 뉴트민호가 보고 싶다
민호가 새 지사에 발령받았는데, 민호네 회사는 객지에서 올라온 사원들을 위해 관사를 제공해 주고 있었지만 관사의 인원이 꽉 찼다던가, 아무튼 관사에서 살 수 없는 상황이라 어쩔 수 없이 사촌 네 집에서 사는 거. 근데 아직 입사 일 년도 안 된 신입이라 차도 아직 안 샀고, 집은 멀고. 지하철 여러 번 환승하는 등 출퇴근길에 고생하고 있으니까 그걸 보고 있던 토미가 자기 동기인데 옆 부서에서 근무하는 뉴트를 소개시켜줬으면 좋겠다. 같은 방향 사는데 카풀하는 거 어때? 뉴트한테는 내가 말해 줄게 뭐 이런 식으로. 그래서 잘 모르는 사이에서 둘이 카풀을 하게 되는데 민호에게는 뉴트가 선배니까 좀 어렵고 뻣뻣하게 대해질 수밖에 없는데 뉴트는 그런 민호 태도를 보면서 내심 귀여워했으면.
배경은 미국이나 런던 둘 중에 한 곳으로.. 민호는 군 복무까지 마치고 온 군필자인 데다가 여태 쭉 한국에서 살다 왔으니 수직적인 조직 문화 구조에 익숙해져 있는 것: 그래서 자기보다 나이 많고, 직책 높은 남자에게 깍듯하게 대하는 게 몸에 배어 있겠지.
아무튼 그러던 중에 월말이라 뉴트가 엄청 바빠서 야근하는 날이 있었으면. 민호가 주차장 먼저 가서 기다리고 있겠다고 사내메신저로 쪽지 보냈는데, 하도 답이 없어서 뭔가 싶어 뉴트네 부서 앞으로 지나가면서 흘긋 보니까 진짜 뉴트가 장난 아니게 바빠보이는 거. 분명 작업 표시줄에 쪽지 왔다고 깜빡깜빡 불 들어올텐데 그것도 확인 못할 정도로.
진짜 말도 못 붙일 정도로 바빠 보이는데, 또 그렇다고 홀연히 먼저 가버리면 선배에게 실례인 것 같고. 그날따라 부장님 포함 상사들 다 일찍 일어나서 칼퇴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였는데 먼저 간다고 말 못 꺼내서 한 여덟시 될 때까지 뉴트 기다리고 있었음 좋겠다.
한편 뉴트는 쪽지 온 거 엄청 뒤늦게 확인하고, 아 뭐 여섯시 퇴근도 전에 보낸 거니까 지금쯤이면 갔겠지 싶어서 책상 정리하고 사무실 불 끄고 문 잠그고 나가는데 민호가 반대편 사무실에서 똑같이 불 끄고 나오면서 선배님 수고하셨다고 인사하는 거. 얘 뭐지? 잔업했나? 할 일도 없는데 자기 때문에 부러 민호가 집에 안 가고 기다렸던 거 알게 된 뉴트는 ‘아니 그냥 쪽지 남겨놓고 가지 뭣 하러 그랬어?’ 하고 어이없어 해라. 그리고 그날 집에 가는 길에 저녁 같이 먹자고, 저녁 사주면서 자기가 그렇게 어렵냐고 픽 웃었음 좋겠다. 맨날 미간 찌푸리고 있어서 마냥 시크하고 까칠한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다정한 뉴트 선배겠지..
2. 둘 다 스트레잇이었는데 남자를 만난 건 서로가 처음인 뉴트민호 보고 싶다.
뭐랄까... 남자 둘의 연애니까 아무래도 주위의 시선도 의식 안 될 수 없을 테고 또 처음이라 이래저래 서툴고 어색한 점 많겠지만 그 어색함 극복해 가면서 남자와의 연애가 여친 사귈 때랑은 또 다른 느낌으로 장점이 많다는 걸 발견했으면 좋겠다.
그니까 막 여친 사귈 때는 느끼한 거 되게 먹기 싫은데 어지간하면 억지로라도 입맛 맞춰 줘야 하고 쇼핑도 걍 필요한 거 딱 사서 집에 가고 싶은데 백화점 층층마다 돌면서 쓸데없는 거 구경해야 하고 등등등 등등등등... 고충이 나름 많았는데 둘의 연애에선 그런 게 필요 없겠지. 밥먹을 때도 귀찮게 맛집 검색해서 분위기 좋은 데 안 가도 되고 그냥 눈에 보이는 햄버거 집 들어가서 먹고. 둘이 쇼핑가서도 운동화면 운동화, 모자면 모자 딱 그것만 사고 집에 돌아오고, 어디 놀러가서 남들은 여자 친구 셀피 찍는데 까탈스런 요구사항에 따라 포즈며 표정 다 취해주면서 내심 괴로워 하고 있을 때 둘은 그거 보고 어휴 저 짓을 어떻게 했지? 답답해하면서 지들은 웃긴 사진 찍고 낄낄거렸으면 좋겠닼ㅋㅋㅋㅋㅋ 낮엔 그렇게 친한 친구 같다가 밤에 숙소에선 온도가 확 달라지겠지. 안 그래 보여도 둘은 연인 사이니까 둘이 머리 맞대고 누워가지고 낮에 찍은 사진 보면서 킥킥대다가 눈 마주치면 슬슬 웃음기 걷히면서 분위기 진지해지고 둘 중 그날따라 성질 급한 누군가가 먼저 입 맞추는 게 기폭제가 되어 그대로 확 달아올라서 체력 좋은 남자애들답게 새벽 내내 뒹구셨으면...
3. 그래요 취향 타는 썰은 자급자족하는 거랬다: 공모전에 제출할 사진 찍으려고 경주 방문한 뉴트랑 교통사고로 죽은 옛 애인과 오기로 약속했었던 경주를 몇 년째 혼자 찾아오는 민호가 초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그 시기에 경주에서 우연히 만나는 거 보고 싶다. 이건 예전에 파던 최애컾 웹진 준비할 때 짜놨다가 드랍한 이야기인데 오 생각해보니 월간뉴민 첫 번째 글의 모티브가 여기서 온 것 같은데?
한국에서 유학한 뉴트는 사진찍는 데 재능 있고 좋아해서 어느 스튜디오의 어시스턴트로 일하는데 공모전에 출품할 사진 찍으러 서울에서 경주까지 갔다가 길 잃고 터미널 앞에서 헤매는 외국인 1.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아무리 설명 들어도 잘 모르겠고 날씨는 덥고 카메라는 무겁고 막 답답한 마음에 한참 지도 들여다보다가 아 무작정 버스 타자 이렇게 결심하는데 등 뒤에서 웬 손이 뻗어져 나오면서 지도의 어느 한 곳 쿡 찍고 “아니, 여기 말고 건너서 10번 버스 타라고요.” 이렇게 말해주면 좋겠다. 놀라서 뒤 돌아보면 반팔 티셔츠에 커다란 백팩 맨 남자가 묵묵히 물마시면서 이마에 땀 닦고 있겠지. 그리고 유창한 영어로 쭉 설명해 주는데 뉴트가 계속 이해 못해서 눈썹 찡그리다가 결국 한숨 폭 쉬면서 “어디까지 가시는데요?” 이러고 동행해줘라. 그리고 시작되는 둘의 여행.
경주 여행의 마무리는 역시 둘이서 보면 없던 분위기도 잡히는 안압지의 야경이 되어야 하지 않을지. 구석진 벤치에 앉아서 밤하늘 보고 얘기하다가 매년 이맘때쯤 경주를 찾는 민호가 그 누구에게도 하지 못한 과거사를 풀게 되는데, 민호와 민호의 옛 애인에 대한 이야기였음 좋겠다. 그땐 어려서 지금처럼 이해심도 없고 무조건 제 입장에서만 생각했던 둘이라 민호도 애인도 의견 안 굽히고 엄청 싸웠었고, 개선을 위해 경주 여행 다녀오자 했는데 옛 애인은 싫다고 그랬던 거야. 그래서 민호는 와 우리 진짜 안 맞다, 이러고 점점 거리를 느낄 때쯤 애인이 교통사고가 나서 죽었는데 나중에 애인의 방에서 나온 물건 중에 민호랑 나중에 경주 가려고 계획 빼곡하게 세워둔 다이어리가 나왔다던지.. 아무튼 그래서 민호는 매년 그거 보면서 경주 찾고. 처음 몇 년간은 그날 사고가 없었더라면 이 풍경 이 분위기 둘이서 같이 봤을텐데, 라는 생각에 많이 그리워 하고 생각나고 그랬지만 감정도 점점 무뎌지고 바쁜 현실에 쫓기고 시간 많이 흐른 후에는 그냥 그 도시가 좋아서 연례 행사처럼 매년 한번씩 들리고 했던 것.
뭐 그런 얘기를 뉴트한테 처음으로 꺼내면서 뉴트는 위로해 주고 그러다가 그 분위기에 불붙어서 둘이 같은 숙소 잡고... 음... 나중에 둘이 쭉 연락하는 사이로 발전해서 서울에서 다시 만나가지고 민호가 공모전 얘기를 꺼내는 거지.
“공모전은 어떻게 됐어? 잘 됐어?”
“아니, 잘 안 됐어.”
“음.. 그래, 낙담하지 마. 기회는 많잖아.”
위로해주는 민호한테 다음에 더 노력해 보겠다고 웃었지만 사실 뉴트는 그 공모전에 출품할수 없었지. 왜냐면 공모전의 주제는 풍경 사진이었고, 경주를 다녀온 후에 뉴트의 카메라에 찍혀 있던 사진은 하나같이 한 사람의 모습을 담은 인물 사진밖에 없었기 때문에.
4. 유명 배우 뉴트와 호텔 벨 보이를 가장한 비밀 요원 민호 보고 싶다.
로케 촬영 있어서 마카오에 간 뉴트는 밤 비행기로 도착해 호텔에 묵기로 했고, 체크인 후 벨 보이가 끄는 카트에 캐리어 올리고 같이 객실까지 엘리베이터로 올라가겠지. 유난히 말이 없는 벨 보이를 보며 뉴트는 좀 의아하게 생각할 것 같다.
특급호텔 종사원의 서비스라는 게 아무리 남자 둘이 탄 엘리베이터라 하더라도 보통은 싹싹하게 말 걸기 마련이거든. 하다못해 오는 데까지 얼마나 걸리셨냐, 피곤하진 않으시냐, 객실 올라가서 불편한 점 있으시면 프런트로 연락 주시면 바로 조치해드린다 이런 말이라도 하는데 이 직원은 그런 것도 없고. 게다가 얼마 전 뉴트가 출연한 영화가 마카오에서도 개봉해 높은 관객 수를 기록했고 현지에서의 인지도도 엄청 올라가 여기 오는 데까지 자기 알아보는 팬들도 굉장히 많았는데. 하지만 뭐 모를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뉴트 역시 크게 신경 쓰진 않을 것 같다.
엘리베이터는 아주 그럴싸하고 클리셰하게 한쪽 벽면이 통유리라 층수가 올라갈수록 한 눈에 들어오는 마카오의 야경을 한 눈에 즐길 수 있겠지. 동양의 라스베가스, 아시아 속의 유럽 등등 찬미하는 수식어도 다양한 그 경치를 넋 놓고 보는 새에 객실이 있는 층까지 도착했고 문이 열리는데 별안간 벨 보이가 직원용 인이어 만지작거리더니 자기가 잡고 있던 카트 손잡이를 뉴트 앞으로 돌려주는 거야. “잠깐 이것 좀 들고 기다려 주시겠어요, 손님?”
그리고 뉴트가 얼떨떨해하면서 얌전히 카트 넘겨받고,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 갑자기 허리 뒤춤에 꽂고 있던 콜트 꺼내들고 밖으로 달려 나가 정확히 다섯 발 쏘는 벨 보이... 그러니까, 민호. 민호는 뒤탈 없는 거 좋아하는 철두철미한 성격이라서 콜트는 소음기 장착된 것으로.
자긴 그냥 내일 촬영이 있어서 호텔에 묵으러 왔는데 갑자기 눈앞에 닥친 의문의 남자, 권총, 총성... 상황파악 안돼서 뉴트가 잠깐 벙쪄있으면 방금 전까지 카펫 깔린 복도를 피하고 구르며 총을 쏘던 남자는 다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동작으로 열림 버튼 눌러주면서 말하겠지.
“아, 깔끔해졌군. 이제 내리세요, 손님. 쓸데없이 옆으로 고개 돌리지 말고 앞만 보고 룸까지 가는 거예요, 아시겠죠?”
그리고 객실까지 데려다 주고, 뉴트랑 뉴트 짐 떠밀듯 방 안으로 밀어 넣으면서
“팁은 됐고, 그냥 방 밖으로 나오지 마세요. 유명 배우가 총 맞고 뒤져서 내일 아침 신문에 대짝만하게 실리는 건 나도 원치 않는 일이니까. ...아 참, 영화 잘 봤어요.”
이렇게 존나 개 쿨하게 말하고 가려는데 상알파 뉴트가 가만히 지고 있을리가? 그대로 애 멱살 확 잡아당겨서 입 맞추면 좋겠다.
“팁은 됐다니까 이런 걸로 대신하죠. 이런 건 팁 몇 달러가 아니라 몇 백만 달러를 줘도 살 수 없는 경험이니까.”
그럼 그 의외의 순발력과 민첩함에 조금 놀란 민호가 허, 하고 웃으면서 “이거 참... 보통내기가 아니시네. 예쁘장하게 생겨서 그저 팬걸이나 끌어 모으는 애송이라 생각했던 거 사과할게요.” 이러고 다시 문 닫고 임무 수행하러 가버렸으면.
그리고 그 이후에 제대로 생각해보진 않았는데 뉴트가 객실 문 열고 복도 끝으로 달려가고 있는 민호 등에다 대고 다시 만나게 되면 그땐 그냥 안 보낼 거에요, 이렇게 말하는데 와이어로 호텔 벽 타면서 수행하던 민호가 어째 중간에 일이 꼬여서 눈앞에 보이는 아무 객실 창문으로 들어가는데 그게 또 하필 뉴트가 묵고 있던 방이겠지. 민호가 창문 닫고 커튼 다 치고 숨 고르고 있으면 뉴트가 천천히 창문 앞으로 다가와 씩 웃었으면 좋겠다.
“내가 말했지, 다시 만나면 그땐 안 보낸다고.”
5. 생각보다 글레이드에서 웃을 일이 잘 없으니까... 혼돈과 불안정한 암흑기를 지나서 이제 규율이 생기고, 어느 정도 적응도 되어 여유가 생겼을 때쯤 뉴트는 민호의 웃는 모습을 처음으로 보게 되지 않았을까? 되게 낯설면서도 마음속에서 바람이 훅 부는 기분이겠지. 누군가에게 ‘좋아한다’는 감정을 가지는 건, 상대방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아주 사소한 계기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으니까, 민호가 웃는 계기 역시 정말로 시덥잖은 일. 예를 들면 신참의 어이없는 실수라든지... 옛날 같았음 분명 욕하고 나무랐을텐데 이젠 농담섞인 핀잔으로 웃어넘길 수 있을 정도로 여유가 생긴 거지. 픽 웃는데 옆에 앉아 있던 뉴트가 깜짝 놀라서 되게 홀린 듯이 애 입 꼬리에 손 가져가서 매만지면 좋겠다.
6. 좀 웃긴 시트콤 같은 거 땡긴다. 같은 대학교 다니는 글레이드 애들 다 같이 룸 쉐어 해서 사는데, 그 와중에 서로 친한데 지구 끝까지 쫓아가서 엿먹이고 엿먹는 늍민 보고싶닼ㅋㅋㅋㅋㅋㅋㅋㅋ애들 학교는 캘리포니아 USC같은 데로 보낼까! 사실 지금 생각나는 게 남가주대밖에 없군 그래 그럼 그걸로 간다.
미식축구 명문이니 열대성저기압 속 애들처럼 민호는 풋볼하고 뉴트는 영화학과. 제일 존경하는 감독은 모교 선배인 스티븐 스필버그였으면. 그래서 민호 경기 때마다 매쉬캡 같은 거 꾹 눌러쓰고 캠 들고 애 활약하는 거 찍었음 좋겠다. 맨날 욕하고 싸우는데 그래도 민호가 이리뛰고 저리뛰면서 막 열심히 하는 거 보고 내심 흐뭇해하고 자랑스러워하겠지.
그리고 왠지 갤리는 서핑보드 끼고 살 것 같은데 무슨 과로 해야할지.. 민호랑 같이 풋볼해도 좋을 것 같고. 민호가 러닝백이면 갤리는 쿼터백. 그리고 토미는 까만 뿔테 끼고 공대 체크 입어서 너드 같지만 존나 괴짜에 귀여운 공대생이면 좋겠다. 학교 마스코트(토미)랑 이름 똑같아서 맨날 놀림 받고.
아무튼 민호가 아침에 조깅 간다고 맞은편 방 쓰는 뉴트한테 좀 깨워달라고 했는데 그 다음날 뉴트가 새벽 여섯시부터 애 귀에 대고 린킨파크 페인트 같은 곡 볼륨 맥스로 틀어놓고 깨웠으면 좋겠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민호가 막 눈 감고 인상 쓰면서 꿈틀거리고 있으면 뉴트가 오 이래도 안 일어나? 하면서 저스틴 비버 노래 틀었으면ㅋㅋㅋㅋ그럼 민호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진저리치면서 일어나겠지 야 이 시팔 끈질긴 새끼야 일어났다고 일어났다고! 하면서. 막 짜증내면서 씻으러 가면 뉴트는 뒤에서 그거 보고 즐거워하고.
7. 당사자들 빼고는 아무도 그 둘의 관계에 대해 감히 정립할 수 없는 뉴트민호.
그러니까 단순히.. 연인이라는 단어로 둘의 관계를 표현하기엔 너무나도 부족할 정도로 유대감이 짙고 깊은, 두 사람만의 바운더리 안으로 아무도 끼어들 수 없는 그런 거. 사귀진 않지만 둘 사이에서 서로를 보는 눈빛이나 행동에는 분명 애정, 신뢰, 이따금씩 욕망이나 집요함 같은 게 있는데 사귀진 않음. 서로가 서로에게 그런 감정을 갖는 걸 알고 있지만 그걸 깨달았을 때는 이미 둘 다 너무 어른이 된 후라서 음... 어차피 연인이란 관계는 어떤 식으로든 변하기 때문에 영원할 수 없다고 생각했음 좋겠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하면 그게 결혼이겠지만 현실적으로 둘에게는 불가능한 일이기에. 종종 지금 내가 몇 살만 더 어렸으면 아마 쟤랑 사귀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네 라고 생각할지도.
대외적으로 남들이 보는 둘의 관계는... 처음엔 당연히 다들 친구? 라고 생각하는데 친구라기엔 뭔가 좀 더 끈끈하고, 잘 맞는 파트너? 이것도 좀 아님. 한 배에서 태어나 우애 돈독한 형제 같다는 말이 그나마 제일 비슷하게 맞아 떨어지는데 또 나중엔 무슨 피가 섞인 애들끼리 저런 미묘한 분위기가 나냐? 하고 절레절레. 아무튼 둘을 본지 얼마 안 된 누군가가 주변사람들에게 “둘 무슨 사이에요?” 하고 물으면 “글쎄요..무슨 사이라고 해야 하나.” 하고 고개만 갸웃거릴 뿐 제대로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 없었으면. 둘 사이에서 키스나 잠자리 같은 것도 없는데 서로가 서로에게 엄청 강하게 옭아매여져 있는 거야. 사실 뉴트랑 민호도 자기 둘의 관계를 뭐라 명명붙일 수 없지만.. 그냥 네가 곧 나, 내가 곧 너 이런 인식을 가지고 있었음 좋겠다. 하지만 둘의 말투나 행동양식 같은 건 진짜 완전 극과 극으로 달라. 그래서 주변 사람들이 봤을 때 더 아리송하고 수상하고 저렇게까지 다른데 붙어 다니는 쟤네는 뭐 하는 애들이지 같은 거...
8. 내일 아침에 영화 보러 갈 거니까 영화 보는 늍민 급식이들 보고싶다~~~ \(^0^)/ 둘 중에 공포영화 같은 건 의외로 뉴트가 잘 볼 것 같은 느낌. 그리고 민호는 사실 호러 좀비물 존나 취향 아닌데 친구 앞에서 쪽팔리니까 괜히 아무렇지 않은 척 쎈 척 하는거 존좋. 둘이 영화 보러가서 뉴트가 막 엄청 잔인하고 피 튀기고 난리 나는 좀비물 보자고 하면서
“아, 혹시 이런 거 못 보냐? 그럼 딴 거 보고.”
이러면 “지랄! 어차피 다 가짠데 무섭긴 개뿔. 그걸로 봐.” 이러면서 얼른 보자고 자기가 앞장서는 민호ㅋㅋㅋ
비록 내적 쓰나미가 몰아치고 마음속으로는 시불시불 하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하겠지 존나 내가 상남자 박민호다 이거에요. 그래서 상영 시작했는데 되게 아무렇지 않은 척 하는데 막 깜짝 놀라거나 팔다리 잘리는 거 나올 때마다 자기도 모르게 눈가 움찔움찔하겠지. 근데 이게 클라이막스로 갈수록 장면의 수위가 점점 심해지니까 아 어떡하지 자는 척 할까 막 고민을 하고 있으려니까 옆에서 감흥 1도 없는 얼굴로 팔짱 끼고 보던 뉴트가 픽 웃으면서 백팩 홱 던져줬음 좋겠다.
“무서우면 가리고 보든가, 멍청아.”
9. 뱀파이어 헌터 민호랑 뱀파이어 뉴트가 보고 싶다: 뜻밖의 썰풀이
배경은 지금보다 미래로 뱀파이어와 인간 두 종족 사이에 수 십 년간 잘 유지해오고 있던 평화협정은 본능을 자제 못한 어느 뱀파이어가 벌인 사건으로 깨졌지. 아주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이었음.
아무튼 그래서 알게 모르게 각국의 정부에서는 헌터들을 양성하고 뱀파이어를 소탕할 계획을 세우는 거. 먹이사슬상의 위치는 뱀파이어가 우위에 있다고 해도 개체 수는 인간이 월등하게 많은 게 사실이니까...
여튼 그런 배경속에 민호 역시 스물~스물하나로. 헌터양성소 출신 어리고 실력좋은 헌터이면 좋겠다. 뱀파이어 사냥해서 기관에 사체증명하면 보상금 주니까 뭐 그런걸로 생활을 연명하고 있는데, 어느 날 사냥마치고 바람피해서 담뱃불 좀 붙이려고 골목에 들어갔다가 어린애가 창백한 얼굴을 하고 쓰러져있는걸 발견한 거지. 당연히 얘는 뉴트. 민호는 얘가 11~12살 정도이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실은 15~16살이었던 것으로. 뉴트 동안이니까!
암튼 날도 추운데 애가 차림은 얇고 숨도 붙어있고 이러다가 동사할 거 같아서 애 안고 집으로 돌아오는 민호. 깨어난 애는 뉴트라는 자기 이름 말고는 기억나는 게 하나도 없었기 때문에 그냥 민호랑 천천히 거리를 좁히면서 가족처럼 잘 지내는데, 얘가 해가 지나고 점점 뉴트가 성인으로 자라면서 둘 다 모르고 있었던 아주 치명적인 문제가 생긴 거야.
뉴트에게 뱀파이어 형질이 발현된 것.
이렇게 말하니까 약간 알오베 같은데 음 뉴트는 후천적으로 뱀파이어가 된 케이스로 형질이 발현되기까지에는 약간의 잠복기간? 이 있었던 설정으로. 그리고 둘 중에 그 사실은 어렸을 때부터 뱀파이어 봐왔던 민호가 먼저 눈치 채겠지.
자긴 뱀파이어를 죽이는 헌터지만 얘를 죽이거나 버릴 순 없어 왜냐면 자기 손으로 거둔 애고 아직 어리고 민호는 가족에 대한 결핍이 있었기 때문에... 둘다 정도 너무 많이 들었고. 그래서 애써 모른척 하면서 걍 사는데 뉴트도 이제 자라면서 의도치 않게 본능에 눈을 뜨고 자기가 뱀파이어고 민호가 하는 일은 자기 같은 뱀파이어들을 죽이는 거라는 걸 깨달음.
그래서 자길 죽일 거냐고, 근데 자긴 뱀파이어가 되고 싶지 않다고 난 사람처럼 살고 싶은데 피 냄새에 끌리는 거 너무 괴롭다고 하소연하면서 흡혈을 하지 않겠지. 어차피 피를 구할데도 없고. 근데 흡혈하는 뱀파이어가 피를 안 마시게 되니 생기도 잃고 애가 점점 초췌해져 가는거야. 그래서 민호는 뉴트를 잃는 게 두려우니까 그러면 안되는 거 알면서도 자기 팔뚝 그어서 피 마시라고하고 내가 결정한일이니까 너 원망 안한다고. 그리고 뉴트는 본능에 이끌려 피 마시고 그리고 나면 또 밀려오는 죄책감에 민호한테 미안해하는데 민호는 너를 살리기 위해 자기가 먼저 시작한 일이니까 괜찮다고 안정시켜줬음 좋겠다. 그렇게 사람이 되고 싶어하는 뉴트와 민호는 안정을 유지하며 사는데, 사회에선 날로 갈수록 뱀파이어 관련된 흉악한 사건이 늘어나고 포상금도 늘어나고 하니까 헌터들이 아주 눈에 불을 켜겠지. 민호도 헌터다 보니 민호 집 왔다갔다 하던 절친한 동료들도 전부 헌터고.. 그렇다 보니 결국 모두의 눈을 피해 민호는 헌터도 그만두고 뉴트랑 둘이 행복하게 사는 거 보고싶다 ㅠㅠ
10. 굿바이 썸머만 듣고 있으면 클리셰한 학원물 쓰고 싶어서 미칠 것 같은데!!! 노랫말처럼 고등학교 졸업 날 민호 한국으로 돌아가게 돼서 둘이 마주보고 눈물만 뚝뚝 흘리다가 서로 다른 하늘 아래에서 대학교 마치고 10년 만에 회사 일로 출장 가서 다시 만나는 늍민. 그땐 어려서 서로에 대한 마음 고백 못했지만 한땐 죽고 못 살던 사이었는데 당연히 10년 지나도 못 알아볼 리가 없지. 회사 근처에 있는 카페에서 이제 콜라가 아닌 커피 두 잔 두고 앉아서 옛날 얘기했음 좋겠다.
“아주 온 거야?”
“아니, 출장...”
그리고 요즘 뭐하고 지내는지 명함 주고받고 출장은 끝났으니 민호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고, 이제 연락처 있어서 마음만 먹으면 목소리 들을 수 있는데 선뜻 전화 못 걸고 어렸을 때 둘이 찍은 사진 한번, 휴대폰 한번 번갈아 보며 새벽 내내 망설이는 둘.
그러다 민호가 일하는 에이전시가 런던에 있는 회사랑 계약하면서 담당자인 자기 사수 따라 파견 근무 갔으면. 연락해서 만난다 쳐도 며칠밖에 못 보고 다시 각자의 위치에서 떨어져 있어야 하니까 섣불리 연락 못 했는데 이제 그렇게 마음 앓이 할 필요가 없어진 거지.
아무튼 그렇게 민호는 영국으로 가게 되고 떠나는 날 공항에서 뭐 산다고 지갑 꺼내다가 다시 보게 되는 뉴트의 명함. 혹여나 잃어버릴까봐 곱게 꽂아놓은 그 명함을 보면서 민호는 왠지 둘의 관계가 10년 전과는 달라질 것만 같은 예감을 느끼는 것.